부처님의 진신 사리를 삼봉사에 모시기까지 금광명경 사신품에 [사리는 곧 이 한량없는 육바라밀을 수행하여 얻은 공덕이 쌓여진 것이다.] 라고 하였으며, 또 [사리는 계∙정∙혜 삼학을 수행하여 된 것으로 심히 얻기 어려운 최상의 복전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 광명이 온 국토를 비추어 주고, 온 세계가 법당 아닌 곳이 없으며 지혜와 자비의 발원과 떠오르는 태양처럼 성불의 길이 열려 있습니다. 이번에 삼봉사에 부처님의 진신 사리가 모셔지게 된 인연은 참으로 기이합니다.
태국의 왕립 사찰에 우리나라의 정안스님이란 분이 유학을 갔습니다. 이 스님이 계시던 사찰의 주지스님이 노환으로 병이 났는데 시봉하는 스님이 없어 정안스님이 삼년간을 똥, 오줌을 받아 가며 시봉을 했습니다. 자기의 제자도 아닌 타국의 스님이 정성껏 시봉하여 주는 것이 어찌나 고마운지 무언가를 보답하고 싶어 필요한 것이 없는가 물었더니 사리함들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저기 빈 사리함 하나만 주십시오.” 하였다. 그런데 왕실 사찰의 사리는 국왕의 보호를 받기 때문에 나올 수가 없었지만 이 주지 스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병원으로 나오시면서 빈 사리함 하나를 갖고 나오셨고 열반하시기 전에 제자에게 정안스님께 이것을 전해주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제자가 정안스님께 전해주면서 함께 그 사리함을 열어 보니 빈 사리함이었답니다. 그런데 귀국하면서 뚜껑을 열어보니 사리가 소복하게 들어 있더랍니다. 정안스님께서 관음사 주지 일우스님께 사리가 있으니 스님이 몇과 모시십시오. 해서 일우스님께서 4과를 모시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안있다 태국에서 사리를 찾으러 왔습니다. 주지 큰스님이 열반한 뒤에 사리함을 열어 보니 사리가 없더랍니다. 혹시 도둑을 맞았나하여 사방에 수소문하여 보아도 찾지를 못했는데 빈 사리함 하나가 한국의 스님한테 갔다는 말을 듣고 혹시나 하여 한국에 왔다고 하시는 겁니다. 대사관 직원과 스님께서 그 동안의 이야기를 하고 이미 4과는 다른데 갔다고 하니 그러면 그것을 잘 모시라 하고 갔습니다. 그래서 2과는 제주도에 가게 되었고, 나머지 사리는 일우스님께서 신심있고 잘 모실 분을 찾다가 삼봉사 현응스님과 인연이 되어 삼봉사로 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곳에 적멸보궁이 건립되어 많은 중생의 복전이 되고 어리석은 중생의 지혜의 등불이 되어 이어지고 있습니다.